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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7 Jun, 2016 @ 7:39am
Updated: 2 Jan @ 5:47am

아름다운 오픈월드 RPG.

오랜 시간 나는 태양이 내리쬐는 드넓은 대초원과 얼어붙은 설원의 꼭대기와 어둡고 거대하며 끝없는 동굴과 낡고 오래된 고대의 유적과 수많(지는 않)은 도시를 다녔다. 나는 한때 마법사였고 전사였으며 도적이었고 사냥꾼이었으며 언젠가는 용을 부리는 구세의 기사였다가 9개 주에서 현상금이 걸린 스카이림의 공적이 된 적도 있었다. 나는 때론 종족을 불문한 청년의 모습이었고 때론 노인의 모습이었으나 대부분의 시간은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으로 존재했다.

내게 주어진 세계는 매번 새로웠고 도시 안팎의 사람들과 생물체들 역시 내게 자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즐거움에 빠져 세계를 도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세계가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늘어났으나 다행스럽게도 그 시간은 충분히 보상받곤 했다. 나는 기뻤다.


긴 시간이 지나고, 나는 이제 스카이림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들을 여행한다.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폐허를 벗과 오랜 기간 거닐기도 하였고 갖가지 환경에서 스카이림의 괴수보다 더욱 커다랗고 다양한 괴물들을 사냥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지내기도 하였다. 뙤약볕 아래 공룡들을 길들이며 섬에서 탈출하려고 애써보기도 하고, 아름다운 소녀들과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즐기기도 하였으며, 지구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응급상황을 전화받고 처리하다가, 또 여전사가 되어 활과 총을 능숙하게 다루며 초현실적인 세계의 비밀을 캐내기도 했다.

모든 세계가 항상 즐겁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즐거웠다. 그러나 기쁜 곳은 매우 드물었으며, 스카이림만큼 기뻤던 곳은 없었다.


검은 화면이 전환되며 세계가 새로이 열리던 시간. 그리고 내가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내가 게이머로서 참으로 기뻤던 시간을 기억한다.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스카이림의 시작을 추억하며.

Hey you, you're finally aw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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