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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7 Apr, 2021 @ 4:33am
Updated: 27 Apr, 2021 @ 9:49pm

가성비가 정말 훌륭하다.
반신반의하고 샀는데 6명의 개발자가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 퀄리티다.

srpg 좋아하고 머리 쓰는 것 좋아한다면, 구매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게임

------ 위의 항목은 간단히 작성했던 원문 입니다 ---

원래 엔딩 보고 100시간 정도 플레이 한 뒤에 추가 평가를 작성하려 했는데 개발자님께서 직접 답글을 달아주신 게임은 처음이고, 개발하시느라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의견과 소통을 해 주시니, 저도 작게나마 예의를 보여 다른 분들께서 참고하시기 편하게 평가와 느낌점을 자세히 서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22시간 플레이를 하고 느낀 결론은 '30대에 찾은 인생게임' 입니다.

일단 게임 내적으로 대략적으로만 봐도, 개발할 때 세세한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신 것이 보입니다. 다양을 넘어 복잡하다 못해 파고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특성 시스템부터, 날씨와 시간 변화에 따른 기후변화, 지형과 지물에 의한 변수 등 생각할 것이 많은 게임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할 수록 플레이어가 유리해지고 못 이길 판도 이길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아직 20레벨이라 많은 컨텐츠를 못 해봤지만,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나이 들어 피지컬이 부족해져 자연스럽게 실시간 장르에서 턴제게임으로 넘어오게 됐는데, 이턴제게임을 하면서 생긴 고질병이, 피곤한 일상에 찌들어 퇴근 후 게임을 할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휴일에 각 잡고 돌려도 어느새 저도 모르게 자주 졸게 됩니다. 전원이 꺼진다고 해야 하나, 그냥 의식이 날아가고 재미가 있든 없든 잠들게 되요.

그런데, 이 게임을 할 때 한정으로는 그런 병이 없어졌습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 시절의 게임을 밤새워 하거나 틈만 나면 하던 열정을 되찾게 됐어요. 3일 전 주말에는 게임을 밤새워서도 해봤네요.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실시간으로 계속 긴장하며 하는 게임 외에는 밤 새워 하면 무조건 졸았는데 턴제 게임을 하면서 안 졸 수 있을 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언젠가 엔딩을 보고 파밍이 끝난다면 잠시 시들지 모를 불씨같은 열정이지만, 잠시나마 예전의 흥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이 게임과 개발해 주신 개발자님들께 감사를 올립니다.


단점도 써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딱히 크게 불편하거나 이거다 싶은 큰 단점은 없었고, 소소하게 있는 아쉬운 점으로는,

첫째로 NPC들이 다양한 일러스트와는 달리 인 게임 3D모델이 복붙이 많아서 조금 아쉬웠고(이건 큰 회사들 게임도 그런 면이 없지 않으니 이해합니다),

둘째는 좋게 말하면 다양성이지만 너무 복잡한 특성 시스템이 게임 나이로 노땅아재인 저에겐 좀 어려웠습니다.

셋째는 실제 플레이 도중 적과 교전 시에 고저차에 의한 명중률이나 회피율이 있는지 조금 의문이 들었구요. 아직 플레이 시간이 길지 않고 공략도 안 보고 진행하는 것이라 잘 모르겠지만 고저차에 의한 손익이 있을 거 같은데 확실히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높은 곳에 있는 아군이 아래에 있는 적이 직선으로 보면 도저히 안보일 위치인데도 불구하고 적이 직사화기로 벽과 바닥, 두 세가지의 장애물을 통과해서 아군을 명중시키는 것을 보면 의구심이 조금 듭니다.

이런 것을 제외하면 저에겐 완벽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천천히 즐기는 걸 좋아하시고, 게임을 씹고 뜯고 맛보길 좋아하시며, 턴제 RPG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드립니다. 아울러 착한 가격에도 감사를.

개발자 분들께서 전에도 그래 오셨고, 앞으로도 쭉 노력하시고 신경 써 주시고 유저들과 소통을 해주신다 하니 저는 정말 좋은 게임을 구매한 것 같아 기쁘네요. 다른 분들께도 좋은 경험과 기회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장문의 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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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er response:
Dandylion  [developer] Posted: 27 Apr, 2021 @ 8:00pm
한눈에 보기에는, 혹은 겉으로 보는 첫인상이 '반신반의' 할만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희의 그래픽 수준과 연출은 아무리 인디 개발팀인것을 감안하더라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남은 부분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시작은 미심쩍더라도, 결과는 후회하지 않는 게임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개발팀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5 Comments
Dandylion  [developer] 28 Apr, 2021 @ 1:43am 
#5

아시다시피 댄디라이언은 6명으로 이루어진 개발팀입니다. 한 컨텐츠의 완성을 100으로 본다면, 6명이 머리를 맞대어서 70까지는 일주일 동안 만들어 냈다고 해도 남은 30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70을 만든 시간의 최소 곱절 이상이 걸리곤 합니다.

대규모 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지금까지의 제작 과정을 보면 거의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인것 같습니다. 이런 남은 30 을 채우는데 절대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유저 여러분들의 플레이 경험입니다. 이런 것을 공유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개발팀에게 단순한 평가 그 이상 입니다.

소중한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Dandylion  [developer] 28 Apr, 2021 @ 1:43am 
#4

* 고저차에 의한 명중률 차이가 있고 이를 이용하는 특성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전략적인 부분과 관계가 깊으므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 실제 화면에 보이는 시야와 유닛의 시야간의 불일치는 저희의 표현력 부족입니다. 심하게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 위주로 수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 수정 요청해주시면 최대한 간극을 줄이도록 해보겠습니다.
Dandylion  [developer] 28 Apr, 2021 @ 1:43am 
#3

* 3D 모델 복붙은, (이해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할 말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픽 리소스는 정말 인력과 개발 자원으로 매꿔야 하는 부분인데, 이 두 가지에 가장 취약한 것이 인디 생태계라...조금은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 게임에 아무리 많은 컨텐츠가 있어도 사용자가 그것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없는것과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저희가 너무 양적 팽창에 집중했던 경향도 있었습니다. 플레이 진도에 따라 자연스레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
Dandylion  [developer] 28 Apr, 2021 @ 1:43am 
#2

전략 게임이다보니 어느 정도는 필수불가결한 부분이긴 하지만 미션을 돌고나면 가끔은 진이 빠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저희 게임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중에는 진중한 전략을 원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니 그런 분들을 위한 별도의 미션을 준비하면 어느정도 전략성도 같이 가져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Dandylion  [developer] 28 Apr, 2021 @ 1:42am 
#1

저희 게임을 소개할 때 종종 '요즘 트렌드와는 조금 동 떨어진'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는 하는데 이런 부분이 작성자분의 취향과 맞아 떨어져서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

[]

이 부분 읽고 나서 정말, '오우! 나만 그런것이 아니었어!'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장르의 게임에서는 한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캐릭터가 영원히 죽게 된다던가, 형세가 급격하게 기울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게임은 게임인데 이게 또 머리를 쓰는 게임이 되곤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