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군중 속의 고독을 다루는 듯한 추상적인 게임. 제목은 라틴어와 라틴어를 기반으로 한 인공언어, 에스페란토에서 '폐'를 뜻합니다. 특기할 만한 임팩트가 있는 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긴 어렵지만, 비슷한 게임들 사이에서 멀끔하게 구현된 편이어서 궁금한 분이라면 잔잔하게 사색에 잠길 겸 해 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리즈가 쌓아 온 공식을 많은 부분에서 벗어났지만 미스터리한 전개만큼은 잘 지켜냈고 개성 있게 담아낸 아트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전투는 독특한 시스템과 준수한 타격감에도 불구하고 너무 반복적이며 피로해 탐험의 방해 요소로 느껴집니다. 게임 이해에 사실상 필수적인 회차 플레이 설계는 무성의하고 지루하고요. 관심이 간다면 1회 차까지만 추천합니다.

라타탄에 따라 병종이 두 가지로 제한되어 있어 전략을 자유롭게 세울 수 없고, 코붕을 앞에 세워두고 후방에서 커맨드만 입력하는 단조로운 전투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스킬의 구성과 밸런스에서도 크고 작은 아쉬움이 있고요. 대신 아직은 얼리 액세스이며, 리듬에 맞춰 무리를 이끌어 적을 해치우는 기본 시스템은 확실히 재밌습니다. 아주 귀엽고 중독성도 있고요.

전작만큼 재밌긴 하지만 전작의 신선함은 덜합니다. 퍼즐은 억지스럽게 주어지는 단서가 많아 찍어야 하는 상황이 잦고, 헷갈리게 할 만한 함정도 너무 의도적으로 들어가 있어 조금 불쾌할 때도 있습니다. 그걸 간파하고 답을 찾는 재미도 물론 없지 않지만요. 전작을 좋아해 한 번 더 해 보고 싶거나, 시리즈를 처음 해 보는 분에게는 추천합니다.

새 지역과 야수 모드의 새로움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DLC의 인상이 강하지만, 재미는 확실히 후속작급입니다. 스토리 전개와 결말에서 불쾌함이 줄었고, 사이드 퀘스트도 흥미로우며, 밤은 더 무서워졌고, 전투의 시원한 타격감과 고어함은 진일보했습니다. 3편이 이제서야 기다려지는 회생의 타이틀이라고 할 만합니다.

늘 먹던 맛있는 음식 같습니다. 오픈월드 탐색과 편의 및 기동성을 더하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플레이 감각은 익숙한 보더랜드 그 자체를 벗어나지 않으니까요. 시리즈 게임이니 당연하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발매 전 기대감을 준 것처럼 대단한 혁신이나 놀라운 재미가 있는 건 아니어서 약간의 실망이 들기도 합니다.

24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독일의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에서 만든 기지 건설 및 자원 관리 게임. 영상을 게임으로 그대로 옮긴 느낌이라 쿠르츠게작트를 좋아한다면 흥미로울 만하며, 가벼운 퍼즐 게임으로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지 건설 및 자원 관리 게임으로는 깊이와 완성도에서 만족감을 얻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습니다.

지독한 플랫포머의 첩첩산중, 정신 나간 잡몹 아레나와 늘 허덕이는 묵주 등 불쾌할 정도로 어려운 부분이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빠르고 날렵한 호넷의 전투에 맞게 고안된 회복 시스템이나 입맛에 맞게 사용해 볼 수 있는 문장과 도구 시스템 등 전작과 다른 재미도 뚜렷합니다. 전작을 엔딩 이후까지 재밌게 즐겼다면 3장까지 끝낸다는 각오로 도전해 보셔도 좋습니다.

레이어스 오브 피어 이후 제일 마음에 드는 블루버 팀의 게임입니다. 스산하지만 세련된 분위기와 섬세한 심리 묘사와 서사는 이번에도 만족스럽고요. 몹시 좋아하는 바이오하자드와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에서 차용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비롯해 몇 가지 마음의 가산점이 더해진 것도 있지만, 이만큼 완성도 있는 호러 게임은 드물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일 겁니다.

길잡이 없이 오로지 플레이어어의 탐험 본능에 의존하게끔 설계된 독특한 액션 어드벤처. 심심한 서사와 얕은 전투 등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개발진이 흘려 놓은 부스러기를 주워가며 달콤한 과자집을 찾아내는 과정만큼은 일품입니다. 퍼즐을 좋아하고 단서를 따라 능동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에서 매력을 느낀다면, 불친절함 속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