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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hrs last two weeks / 76.4 hrs on record (37.3 hrs at review time)
Posted: 16 Feb, 2023 @ 3:33am
Updated: 14 Jun, 2023 @ 5:20am

ᅟ스팀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뱀파이어 서바이벌(=이하 뱀서)》, 이 타이틀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22년 초, 앞서 해보기 시절부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유튜브와 트위치를 가리지 않고 퍼져 그 이름을 일파만파 떨치게 된 게임. 정식 출시한 지금도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여전히 즐기고 있는 유저들이 많은 게임. 한번 시작하면 도무지 멈출 수 없는 중독성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게임. 출시 이후 대성공을 거두며 비슷한 유사 게임들을 대거 양성해낸 게임. 이후 지금까지도 우리들은 그 '유사 게임'들을 접하면 이렇게 말할 정도로 하나의 장르가 되어 버린 게임. "어, 이거 뱀서류 게임이네." 사실상 소울라이크라는 하나의 장르를 정립한, 인디계의 《다크소울》이라고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감히 말하건데, 2020년이 《어몽어스》였다면, 2022년은 뱀서의 해였다고, 나는 당당히 말할 것이다.

ᅟ그렇게 대유행을 기록하고, 많은 스트리머들이 방송을 진행하고, 또 그걸 시청하기도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이 직접' 플레이 해본 건 2023년 초, 정식 출시를 시작하고 첫 DLC까지 나온 시점이었다. 사실 기다리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얼리 액세스가 끝나기만을. 그때 하루가 멀다 하고 업데이트가 이루어 지면서, 동시에 도전과제까지 자잘하게 추가되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으니까. 짧은 주기마다 또 다시 연어처럼 복귀해 실행해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할 자신이 없었으니까. 허나 그건 《뱀파이어 서바이벌》의 잘못이 아니다. 단지 《페이데이2》를 지긋지긋하게 겪으며 몸에 배인 '학습된 귀찮음'일 뿐. 이제 얼리 액세스는 물러나고, 정식 출시가 그 자리를 꿰찼다. 나 역시 언 손가락을 풀어 새 게임에 뛰어들 때. 바야흐로 적기가 도래한 것이다.

ᅟ직접 맛본 뱀서는 상상 이상이었다.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이거 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결국 회사 지각했음." 왜 사람들이 열광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아니, 열광이라기보다는 '반중독 상태'에 가깝다고 표현해야 될까? 그만큼 이 게임이 지닌 중독성은 강력했다. MSG를 뭐 있는 대로 뿌려서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일단 맛 보면, 그 자극이 무뎌질 때까지 멈출 수가 없다. 다음날 9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데, 새벽 3시까지 진행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종료하며 드는 생각, '아, 다음엔 이 조합으로 진행하면 더 괜찮을 거 같은데?'라는 아쉬움. 확실히 뱀서를 접한 4-5일간, 앞서 언급한 대로 나는 여기에 중독되어 있었다. 그것도 단단히.

ᅟ하.지.만 그 중독성이라는 것도 결코 오래 가진 않았다. 다양한 캐릭터, 많은 무기들, 아르카나, 조합별 시너지, 특색 있는 맵 등 양념을 온통 때려 붓는데, 적응이 빨라진 만큼 쉽게 무뎌지는 것 역시 보장된 수순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그 무뎌짐의 역할을 가속했던 건 다름 아닌 도전과제였음이 틀림 없고. 50, 100, 150··· 이렇게 도전과제가 하나씩 하나씩 깨질 때마다, 나의 중독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161/162」 단 하나의 도전과제만을 남겨 두었을 때, 나는 뱀서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미쳐 있었던 5일간이 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지막판 18분을 넘긴 시점, 옵션을 들어가 라운드를 종료한다. 「162/162」 게임을 종료한다. 그래, 역시 나는 애초에 '게임'에 중독되어 있던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 게임이 지닌 도전과제에 항상 중독되어 있었을 뿐. 장장 1년간의 기다림이, 불과 5일 남짓으로 끝났다. 그래도 매미의 생에 대입해 보자면, 오래 즐긴 거려나·····.

"또 볼 수 있을 거야."

ᅟ모든 도전과제를 끝나고 나서도, 게임은 삭제하지 않기로 했다. 어쩌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에. 그것도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나의 라이브러리에는 '뱀서류'라 불리우는 수많은 게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뱀서보다 내 눈에 훨씬 더 재밌어 보이는 게임도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먼저 플레이 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역시 장르가 태어난 장소, 근본이라 불릴 수 있는 이 《뱀파이어 서바이벌》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싶었다. 앞으로 유사 및 파생 게임을 수도 없이 하게 될 어느 한 게이머의 역사에, 수구초심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때가 되면 돌아올 연어떼를 위해, 그 무리 속에서 힘차게 헤엄쳐 돌아올 나 자신을 기약하며.

"잠시만, 안녕."





※ 23년 4월 13일, Tides of the Foscari 추가로 도전과제 22개+
※ 23년 6월 12일, 업데이트로 인해 도전과제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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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찰스 14 Mar, 2023 @ 6:32am 
작가 같아요 ㅋㅋ 글솜씨가 대단하시네요
BBANG SEUNG 19 Feb, 2023 @ 2:01am 
용량이 500메가도 안 된다는 게 남겨둘 수 있는 가장 큰 메리트인듯 ㅋㅋ :)
haramey 16 Feb, 2023 @ 11:31pm 
도전과제 깨고 나서 칼삭하는 휴폴플 vs 도전과제 다 깨도 제거 안하는 뱀서
닥후
manugi 16 Feb, 2023 @ 7:45am 
와우 평가 잘 읽었어요! 확실히 도전과제는 분명 또 추가될 가능성이 높죠ㅋㅋ:squirtyay:
BBANG SEUNG 16 Feb, 2023 @ 5:45am 
리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jhheart:
Nixmachine 16 Feb, 2023 @ 5:25am 
도전과제와 재미 둘 다 챙긴 그저 갓겜 ..... 박수칠 때 대형 컨텐츠 넣어주고 얼리 엑세스의 정석을 보여준 그저 GOAT :glassespuss:
MoonXen 16 Feb, 2023 @ 4:53am 
빵승님! 전업작가로 전향해도 될듯...:Its_Good::meowing_cat:
danpyo2 16 Feb, 2023 @ 4:24am 
도과도 계속 추가 된다고 하던데요... ㅎㅎㅎ
Mag 16 Feb, 2023 @ 4:09am 
무한 업데이트의 늪
Cold B. 16 Feb, 2023 @ 4:04am 
다해두면 업뎃하고 무한으로 즐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