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roducts
reviewed
122
Products
in account

Recent reviews by 프챠(FCha)

Showing 1-1 of 1 entries
103 people found this review helpful
13 people found this review funny
8.6 hrs on record (6.3 hrs at review time)
트위치에서 최근 유명 작품으로 테일즈샵의 작품이 뜬적 있었죠.
바로 기적의 분식집이었습니다.
저도 한국 미연시, 비주얼 노벨의 약진이니 뭐니 해서 기대를 잔뜩하고 스포일러도 피한채로 게임을 사서 즐겨봤습니다.

음... 일단 필리아가 매우 잘나온 캐릭터였습니다. 이건 인정해야되요.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후반가서 여왕체가 아예 사라지고 그냥 평범한 여캐1이 되어갔다는 것? 솔직히 그것 빼면 필리아는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풀보이스 지원! 이게 가장 혜자스러운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미라 이벤트 중에서 버그인지 대사가 없는 부분도 있긴 했는데 성우분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진짜 밍숭맹숭한 게임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필리아와 미라 성우분께 찬사를 보냅니다!

일단 좋은 점은 이 정도로 하고...

정말 아쉽게도, 기적의 분식집은 비주얼 노벨을 별로 해보지 않은 제 입장에서도 많이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여러 화제를 모아 비주얼 노벨 장르를 대중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입장에서는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아래 3가지 정도로 비판점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컨텐츠의 문제
일단 제가 엔딩을 딱 보고 느꼈을 때는 이런 느낌밖에 없었습니다.

'뭐엉ㅇㅇ....? 이게 끝이라고???'

과장이나 축소 없이 딱 저 생각 밖에 안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는 보이스를 끝까지 듣지 않더라도 텍스트 하나하나를 중요히 읽으며 넘어가며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회차 엔딩에 약 3시간이 걸렸습니다. 빠르게 즐기면 진짜 2시간 반도 안되서 끝날것 같은 분량이네요.
그리고 미라 엔딩을 보는데 1시간이 채 안걸렸습니다. 실질적으로 이미 본 의미 없는 텍스트 시간을 제외하면 30분이 채 안걸렸네요.

그 10억 모으는 부자엔딩과 미라부자엔딩은 안봤습니다. 의미가 없을것 같았거든요.

약 3시간 30분, 느긋하게 즐기시는 분을 고려해서 5시간 30분이라고 잡겠습니다. 이게 1만 500원 짜리 게임의 플레이 타임 입니다. 최대한 느긋하게 플레이 해도 5시간 반...
일단 플레이타임도 할말은 많지만 그냥 넘어가서 좋은 플레이 타임이라고 해둡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라 저 반응이 나오게된 이유입니다. 플롯이 절반으로 짤려서 나온 것 같은 엔딩입니다.
흔히 기승전결이라고들 하죠. 기적의 분식집은 마치 기승까지만 진행해 놓고 전결을 엔딩에 꼬라박고 끝냈습니다.
딱 50%만 플롯을 짜고 오오 이제좀 흥미진진해지는데에? 하는데 끝나는 거에요. 갑자기.
저는 진짜 아쉬웠습니다. 잘 만들어 갈 수 있는 컨텐츠를 갑자기 끝내버리다뇨. 진짜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컨텐츠에는 한가지 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몇가지 엔딩은 도저히 1회차 능력치로는 깰 수가 없어 다회차를 노려야 하는 엔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일회차 이상의 다회차를 즐기기에는 너무 단조롭습니다.
이미 본 텍스트들, 이미 진행해본 이벤트들, 변수가 없습니다. 일회차 때 루트를 일방적으로 탔다면 즐길거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까지 고려해도 2회차가 전부입니다. 지나치게 게임이 뻣뻣합니다. 물론 이건 게임 제작자들의 고뇌를 무시하는 발언이겠죠. 하지만 시스템에서(이건 하단에 문제점으로 제시) 하자가 있다면 플롯에서 커버를 쳤어야 됩니다. 플롯은 절반만 짜고 단순하기 그지 없어서 변수가 별로 없어요. 이게 이게임 컨텐츠적인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2.괴리감의 문제
두번째로 컨텐츠를 즐길때 어이없었던 엔딩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낙오, 필리아가 떠났다.가 그 문제이죠. 정말로 뜬금없습니다. 그냥 주인공이 망했다! 게임 끝! 이 정도에요! 문제는 다른 엔딩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필리아 엔딩이나 미라 엔딩이나, 지금까지 주인공이 어떻게 루트 관리를 해왔는지는 전혀 상관치 않았습니다. 그냥 'ㅇㅇ 너는 이엔딩 볼 자격이 있고, 그냥 보기나 해.'였어요. 주인공이 어떤식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어떤식으로 히로인을 대했던 어떤식으로 호감도를 관리햇든 그건 다 깡그리 배제하고 엔딩을 말그대로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미라 루트를 타면서 필리아의 호감도를 약간 신경써도, 그 반대여도, 호감도를 올려서 낙오 엔딩을 봐도. 지금까지의 여정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엔딩이었습니다.

자연스러움이 없는 뻣뻣한 엔딩이었어요. 지금까지의 여정이 마치 엔딩을 보기위해 퍼즐조각을 모아오는 것 같은 노가다로 변질되는 순간이었습니다.

3.자유도의 문제
제가 이 게임을 끝내고 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무엇일까 천천히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사실을 깨닫고, 이내 안타까웠습니다.

이 게임에는 게임을 만드는 뿌리를 제외하고 핵심 스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였습니다.

이게 무슨소리냐면 이렇습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빚을 져서 돈을 벌어 빚을 갚자. 단순한 내용이죠. 하지만 이게 메인 스토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건 게임을 진행시키는 설정일 뿐. 게임의 핵심이 되서는 안되는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백번 양보해 저것을 메인 스토리로 인정한다 해도, 그렇게 된다면 기적의 분식집은 미연시 비주얼 노벨의 정체성을 잃게되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메인스토리는 뭐냐 물으신다면? 필리아, 미라 루트 둘다 메인 스토리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게 제 입장입니다.

게임 진행에 있어서 모든 것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진행되고 이루어 집니다. 필리아, 미라도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개념치 않고 진행한다면 스토리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입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메인 스토리는 게임의 근간을 이루고 게임 진행에 있어서 핵심적인 키워드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의미에서 필리아 루트는 메인 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필리아를 진행 안하면 미라도 진행이 안되니까요.

하지만 저는 재차 실험용 플레이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무슨 실험이었냐면 행동을 아예 안하고 장사만 진행해봤습니다. 결과는 뭐냐? 그냥 낙오 엔딩하고 부자엔딩이 뜨더라고요. 게임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된건지 문제를 제기한 저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럴만한 게임이 아닌데 왜 이렇게 결론이 나온거지? 차근차근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시스템적인 문제였습니다.

이 게임은 자유도가 매우 높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던 플레이어에게는 대부부의 제약이 가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미라 엔딩에서 필리아 이세계로 한번도 가지 않기가 조건으로 있어서 영향을 주는것 뿐인가요? 플레이어가 아무 짓이나 해도 무방합니다. 이것이 잘못됐습니다.

저는 테일즈 샵이 시스템 설계를 실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자유도가 높은게 아닙니다. 이건 자유가 아니라 방치입니다. 테일즈 샵은 플레이어를 게임에 방치한 것입니다.

비주얼 노벨은 진행에 있어서 게임의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하지만 기적의 분식집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서 게임의 핵심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플레이어의 자유도를 높이겠다는 것은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건 명백한 설계 미스입니다.

게임의 핵심적인 줄기조차 제시하지 않고 게임의 진행을 플레이어에게 맡긴 결과 결국 어떤 스토리도 게임의 중심에 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최소한의 방향성은 제시를 했어야 됬어요. 아니면 강제 이벤트를 설정해서 플레이어를 압박해 이것이 게임이 제시하는 사건이다! 라고해서 스토리의 경각심을 높이던가요. 테일즈 샵은 안일했다고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장황한 글 죄송합니다. 끝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테일즈 샵은 자유도를 중시한 비주얼 노벨을 설계했으나 자유도를 너무 높게 설정했기 때문에 스토리, 플롯, 엔딩에 무리가 갔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게임 기획자, 시나리오 라이터, 게임 프로그래머 지망생입니다. 상단과 같이 제시한 문제점이 얼마나 무리한 지적이고 말도안돼는 지적인지, 제작자를 고려하지 않은 지적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자로서 그리고 비주얼 노벨이 흥하길 바라는 1인으로서 부디 기적의 분식집이 흥하고 더 나은 차기작으로 돌아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게임을 비평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기적의 분식집 사서 해보세요~
제가 까긴 했지만 잘만든 겜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너무 망무새가 되진 말아여~~

기적의 분식집 화이팅!
Posted 18 January, 2019.
Was this review helpful? Yes No Funny Award
Showing 1-1 of 1 ent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