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ENDER LILIES: Quietus of the Knights를 하지 않아도 플레이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본작과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기에 전작을 해봤다면 조금 더 스토리의 이해가 편합니다.

인공생명체 '호문쿨루스'를 통해 발전해온 그을음의 나라. 그러나 지하에서 올라오는 오염된 연기로 인해 호문쿨루스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인간을 공격하는 변이체가 되어 세상은 피폐해지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중/상층으로 대피했습니다. 그런 세상의 지하에서 대부분의 기억을 잃은 채로 눈을 뜬 소녀 라일락은 마찬가지로 기억이 희미해진 전투용 호문쿨루스 놀리를 만나 함께 세상을 탐험해 갑니다.

전작인 엔더 릴리즈와 마찬가지로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입니다. 전작보다 더욱 수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등장 인물, 다채로운 스킬 연계와 아이템 조합, 그리고 가지각색의 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화할 상대마저도 없어 음울한 인상을 주던 전작에 비해 NPC도 다수 등장하고 호문쿨루스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마냥 어둡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 가까워졌습니다. 게임의 배경 역시 전작보다는 다소 채도가 높아져서 저장 지점들과 곳곳의 풍경이 예쁜 장소에서 스크린샷을 찍는 맛이 있었습니다. 본작 역시 지역을 밀면서 밝혀지는 스토리가 맛있고 전작의 단점으로 지적했던 지도 UI 및 타격감이 크게 개선되어 게임성 면에서도 진일보했습니다. Mili가 작곡한 배경음악은 이번에도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난이도는 여전히 무난한 편이며, 특히 초반의 난이도가 쉬워져서 조작감을 익히는 과정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이에 더해 플레이어의 입맛에 따라 난이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을 따로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유저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 점 역시 좋게 평가합니다. 장비 시스템이 추가되고 스킬의 슬롯도 4개로 늘어나서 다양한 전술을 시험할 수 있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죽으면 저장 지점으로 돌아가는 것 이외에 아무런 페널티가 없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 중 자연스럽게 모이는 프래그먼트로 라일락의 의상과 유닛 도감, 아트북을 해금하여 둘러볼 수 있는 점은 게임의 설정에 관심이 많은 플레이어에게는 또 다른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단점으로는 일부 텍스트가 제대로 검수되지 않은 점(유물 중 수중 피해 +20%가 공중 피해 +20%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거나, 오탈자가 있다거나), 초-중반에 대부분의 구역이 몰려있어 정작 풍부한 스킬을 보유한 후반에 탐험할만한 구역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 프래그먼트의 수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저는 난이도를 약간 높인 채로 플레이해서 수급량이 x1.59배였음에도 1회차의 끝까지 아트북의 1/3도 해금하지 못했습니다) 정도가 있습니다.

종합적으로는 전작을 뛰어넘는, 더욱 아름다운 메트로배니아 게임으로 돈값 그 이상을 하는 여운이 있는 게임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꼭 사서 하세요. 사운드트랙도 사시구요.

Score: 9.8/10